프로젝트 헤일메리와 보이후드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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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프로젝트 헤일메리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읽으면서 이건 뭔가 어드밴처 게임 스토리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은 아포칼립스적인 상황 속에서 줄줄이 사건이 찾아오고요, 그것을 아슬아슬하게 해결할 수 있을만큼 비범한 능력을 갖춘 주인공도 있고요.. 무엇보다 기억을 되찾아가는 설정 덕분에 주인공과 독자들의 시선이 동등하다는 점이 그래보였습니다.
최근에는 또 보이후드라는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괜시리 그 영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보이후드랑 헤일메리는 뭐랄까 정말이지 정반대에 있는 이야기들이었거든요.
보이후드는 짧게 말하자면 한 소년의 성장 서사인데요, 인생이 바게뜨 빵이라고 친다면 아무데나 숭덩숭덩 푹푹 잘라서 그 단면을 보여주는듯 한 구성입니다. 인생의 중요한 기점들을 보여주긴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고.. 주인공이 극 중 다른 등장인물에 비해서 특별히 남다른 인물은 아닙니다. 그냥 다른 사람 아무나 찍어서 주인공 맡겨도 될 것 같은 느낌이에요. 주인공이 영화에서 특별한 지위를 갖는 것은 그냥 많은 사람들이 오랜 시간 지켜봐줬기 때문에 선사되는 헌정같은 것입니다.
말하다보니 무슨 보이후드 예찬자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지만 사실 그런 건 아닙니다요. 저는 솔직히 카타르시스적인 영화를 더 즐기는 편이거든요. 다만 드라마와 다큐 중간 즈음에 있는 이 영화만의 속성이 제법 특이하다고 느껴져서 가끔 반추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헤일메리의 최후반부는 꽤나 즐기면서 봤고, 매력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제가 그리던 GRB 만화의 제법 중요한 설정 하나가 헤일메리와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뭔가 쫌.. 괜히봤나 싶기도 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