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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view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현대인은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영상풀에 접근할 수 있으며, 마르지 않는 영상 속에서 쾌락을 찾아 헤맨다. 모바일 기기의 발전은 모두에게 손쉽게 영상 기록을 남길 기회를 제공하였고, 디스플레이에 투영된 개인은 우수한 타인을 선별하는 주체이자, 트렌드에 의해 평가받는 객체가 되었다. 이러한 "좋아요" 피드백의 순환은 최고로 조명받는 자리에 섹시하고, 빠르며, 포만감을 주는 영상들을 올려두었다. 또한 이러한 타입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사람들은 인플루언서로서 다른 개인들을 이끄는 우상이 되었다.

그러나 당연히도 대중과는 차별화된 컨텐츠를 대중이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름답고, 생산적인 것이 끌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겠지만, 단편적인 모습을 미적 기준으로 삼는 것은 실패자를 양산하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그 증거로 우리는 쾌락을 추구하면서도 더 우울해졌고, 효율을 추구하면서도 더 헤퍼졌다. 이처럼 허상을 좇고 있는 현대인의 뒷모습은 뒤뚱뒤뚱 걷다 넘어진 오리궁뎅이와 다르지 않다.

더 덕 어몽 어스 설치 전경
더 덕 어몽 어스, #후즈 더 덕 어몽 어스, 2021

다만 휴대폰을 쥐고 있는 이상 자신의 뒷모습을 살펴 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손 안의 디스플레이와 시선은 완벽히 개인화된 공간을 형성하며 지하철, 화장실, 침대 위 등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침투해있기 때문이다. 즉, 현실 속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은 다른 이에게 침범받을 이유도, 자신에게서 분리할 이유도 없다. 스스로의 활동을 대상화해서 판단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인 성찰을 유보하고 눈 앞의 쾌락을 소비하기 쉽게 만든다. 우리는 개개인에 가려진 디스플레이를 공적인 전시 공간으로 끌어낼 것이다. 허무한 영상들 속에 버려지는 오리를 바라보며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소격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전시에서 상영되는 영상 클립들은 영상 플랫폼에서 대량으로 소비되는 형식을 모방하고 있다. 얼굴 화장 효과, 멍하니 보는 반복 영상, 게임 챌린지 등 무엇이라도 흥미를 끌 수 있는 소재를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선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영상 속의 오리들이 어설프게 실패함에 따라 몰입은 방해를 받는다. 허무하고 짧은 영상들은 어떠한 교훈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며 이러한 의미의 함몰은 영상 그 자체가 아니라 영상을 바라보는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더 덕 어몽 어스, 영상 클립 스틸
더 덕 어몽 어스, #오늘은너를먹고싶어, 2021

본 작업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의 일환으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선보였으며, 신희정 · 이가영 · 정만근 · 손정아의 협업으로 제작되었다.1

Footnotes

  1. 더 덕 어몽 어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1. 11. 03 – 2022. 02. 06.